(충북뉴스 박수경의 행동하는 교육) 요즘 아이들의 말 속에는 어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종종 등장한다. 겉으로는 웃음 섞인 장난처럼 들리지만, 그 안에는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언어가 숨어 있다. 말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사람의 인격을 드러내는 창이다. 어떤 말로 세상을 대하느냐가 그 사람의 품격을 결정짓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패드립, 청소년 언어문화의 그림자

최근 나는 ‘말’의 무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일을 겪었다. 중학생 아들이 친구와 다툼이 있었고, 그 시작은 ‘패드립’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담임선생님께 들으면서부터다.

‘패드립’은 ‘패밀리 드립(Family Drip)’의 줄임말로, 인터넷에서 ‘드립(농담)’이라는 단어에 ‘가족’을 붙인 말이다. 겉보기엔 가벼운 농담 같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의 부모를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표현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하나의 언어문화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친구 부모의 성함을 일부러 외워두고, 그 이름을 조롱 섞인 말에 끼워 넣으며 ‘패드립’을 구사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른바 ‘패드립 레벨’을 올리기 위해 친구의 가족 정보를 찾아다니는 경우까지 있다니, 그저 장난이라 보기 어렵다.

이런 현상은 이미 ‘패드립’을 청소년들 사이의 친밀함의 척도처럼 인식하는 왜곡된 문화로 번져 있다. “서로 믿는 사이니까 괜찮다”는 식의 인식 아래, 모욕감이나 죄책감 없이 오히려 웃으며 주고받는 일이 흔하다.

그러나 부모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고,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말의 경계가 무너질 때

나는 이 현상을 단순한 세대 차이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도덕성과 양심이 무뎌진다”
비속어와 모욕적인 말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그것이 옳고 그름의 문제임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언어의 경계가 무너질수록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부모에 대한 존중이 사라진다”
부모는 내 존재의 근원이다. 부모를 비하하는 말을 농담처럼 사용하다 보면, 자신과 가정에 한 존중 또한 서서히 희미해진다. 결국 부모와의 관계뿐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마저 손상될 수 있다.

“청소년기의 언어 습관은 평생의 인격을 형성한다”
감정과 이성을 조율하는 두뇌가 발달 중인 청소년기에 접하는 언어문화는 인생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청소년들에게 건강한 언어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어른들의 책임이자 의무다.

“‘패드립’은 법적으로도 폭력적 언어에 해당할 수 있다”
상대방과 그 가족에게 모욕감을 주는 발언은 심한 경우 모욕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말의 품격이 인격을 세운다

언어는 그 사람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다. 말은 인격을 드러내는 통로이며, 그 사람의 삶의 태도와 품격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아무리 교양 있고 단정해 보여도, 거친 말 한마디가 품격을 무너뜨릴 수 있다.

반대로 따뜻하고 진심 어린 말은 상대의 마음을 살리고, 관계를 회복시키며, 스스로를 성장시킨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언어는 단순한 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미래의 인격과 사회의 품격을 결정하는 기초다.

어른들이 먼저 말의 힘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청소년들에게 품격 있는 언어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다시 ‘말의 품격’을 회복할 때,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건강한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말 한마디에 인생이 담긴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오늘도 품격 있는 언어로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을 존중할 줄 아는 청소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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