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뉴스 박수경의 행동하는 교육)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순간의 감격을 기억할 것이다.
아직 어린아이였던 자녀가 입학하는 순간의 감격과 보람, 뭉클한 감정과 함께 ‘학부모’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필자 역시 첫째 아이가 입학하던 날을 생생히 기억하며, 학부모로서의 길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 세 자녀의 부모로, 첫째는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둘째와 셋째는 각각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세 자녀를 양육하며 학부모로서의 삶을 살아오던 중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질문과 마주하게 됐다. “과연 학부모의 역할이란 무엇인가?”, “나는 어떤 학부모가 되어야 하는가?” 특히 학부모 대표로 활동하며 이러한 고민은 더욱 깊어졌고, 내 자녀를 넘어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위한 거시적 안목을 갖게 됐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맞벌이 가정이 증가함에 따라 시간적 여유가 없는 학부모들이 대부분이다. 자녀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학부모로서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학부모의 학교 행사 참여율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심지어 학교 측에서도 학부모 참여를 축소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둘째 아이의 중학교 입학식 당시, 학부모는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내를 받고 허탈함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학부모는 교육의 3주체 중 하나로서 스스로의 권리와 역할을 지켜내야 할 책임이 있다.
세계인권선언 제26조는 “부모는 자녀가 어떤 교육을 받을지 우선적으로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헌법 제31조 또한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학부모는 자녀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호하고, 교육의 내용과 방법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이는 교육기본법 제13조: 자녀 교육에 대한 책임과 참여권, 초·중등교육법 제25조: 학교운영위원회 참여권, 같은 법 제31조: 학생 생활지도와 교육방침에 대한 학부모의 의견 개진 권리를 통해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다.
학부모의 권리는 단지 명목상의 권리가 아니다. 자녀 교육의 적극적 참여자이자 협력자로서 학교 현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감당해야 할 실질적 권리이자 책무다. 학교를 그저 믿고 맡기는 방관적 태도는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며, 자녀의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소임을 저버리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생각해 보라. 어느 누가 가장 소중한 보물을 특정 장소에 맡기고 무관심할 수 있단 말인가. 소중한 존재일수록 더 큰 관심과 애정을 쏟는 것이 마땅한 일일 것이다.
또한, 권리는 의무를 다할 때 비로소 정당성을 갖는다.
학부모로서 학교에 적극적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학부모의 의무란 결국 ‘부모로서의 역할’이며, 그 시작은 바로 가정교육에서 출발한다.
아이가 학교라는 공동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인성과 예절을 가정에서부터 교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학교 역시 이를 교육하겠지만, 가정의 뒷받침이 있을 때 교육의 효과는 배가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아이 한 명 한 명이 대한민국의 소중한 미래 자산이라는 사실이다. 학부모도, 교사도 아이들을 위한 존재일 뿐, 우리가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아이들이 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며 책임이다.
최근 충북교육청에서는 학부모회가 자발적 행사로서 “학부모는 선생님을 존중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4년째 교사 존중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학부모와 교사가 교육공동체로서 서로를 신뢰할 때, 그 신뢰가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전달되어 건강한 교육환경이 조성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그러나 오늘의 교육 현실은 매우 위태롭다. 서이초 사건, 대전 하늘이 사건 등으로 인해 교육 현장은 깊은 상처를 입었고, 교육 3주체 간의 신뢰는 심각하게 훼손됐다.
서이초 사건 이후 학부모는 의견 개진조차 악성 민원으로 오해받으며 위축됐고, 하늘이 사건은 교사에 대한 불신으로 번졌다. 이런 가운데 서로 간의 오해와 거리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 끝까지 자녀를 지켜내야 하는 부모이기에 학부모로서, 다시 일어설 때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환경 회복을 위해, 학부모가 먼저 손을 내밀어 학교의 진정한 협력자가 돼야 할 때다.
오직 아이들을 위한 학부모와 교사가 하나되어 ‘원팀’으로 나아간다면, 지금의 교육 현장은 회복되어 반드시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