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뉴스) 이번 총선에서 유독 지역 정치권의 맹주로 통했던 거물급 정치인들이 공천 과정에서 탈락하는 일이 많이 발생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의 경우에도 5선의 변재일 국회의원이 컷오프됐다.

지역 정치권의 거물인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역에서 첫 선거에 출마한 정치 초년병에게 경선에서 패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국민의힘의 경우에도 앞서 민주당의 사례와는 다르지만 ‘충청의 맹주’라고 불렸고 국회의장을 꿈꾼 5선의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낙마했다.

모두 지역 정치권에서는 오랜 경륜과 경험을 인정받아 온 정치 선배들이다.

다음 선거에 이들이 다시 재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지만 정치권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일 것이다.

때문에 이들의 마지막 정치 행보에 대해 아쉬움과 씁쓸함까지 남고 있다.

필자는 이번 일과 함께 과거 이원종 전 지사의 모습이 떠올랐다.

지난 2006년 재선에 성공한 이 전 지사는 도지사 선거 불출마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기자회견에서 그는 "꿈꾸고 계획했던 일들을 거의 다 이루었다"면서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새 인생을 살겠다"고 말했다.

당시 이 전 지사는 여론조사에서도 50% 이상 지지를 받아 3선(選)이 유력시 됐다.

나이 역시 64세로 그의 은퇴를 지역에서는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은퇴 선언에 지역민들은 놀라움과 아쉬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공직생활의 정점에서 미련없이 물러나는 그의 용기를 격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물러날 때를 알고 물러나는 정치인에 대한 신선한 충격 때문이다.

그의 은퇴가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은퇴는 물러날 때를 모르고 사욕의 추구에만 집착하는 정치인과 공직자들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선거로 선출된 공직자의 경우 선거 패배 등으로 인해 이유로 정계를 떠나는 것은 흔히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 전 지사처럼 ‘아름다운 은퇴’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유독 충북 정치권에서는 “참 지역의 인재를 키우지 않는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어찌 보면 정치인에게 ‘아름다운 은퇴’라는 것은 없을지 모른다.

많은 지역의 거물급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원종 전 시장의 ‘아름다운 은퇴’가 새삼 다시 생각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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