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뉴스 조은미의 재미있는 클래식) 오케스트라나 합창단에서는 꼭 지휘자가 있다. 지휘자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지휘자는 지휘봉을 흔들며 박자를 맞춰주는 사람일까? 물론 그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휘자는 마에스트로(maestro)라고 불릴만큼 오케스트라에서 절대적인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다. 마에스트로는 이탈리아어이지만 현재 거장 지휘자를 지칭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1600~1750년경 바로크시대까지만 해도 무대 앞에서 연주자들을 지휘하는 지휘자들은 많지 않았다. 당시에는 오르간 연주자나 바이올린 수석주자가 지휘자의 역할을 대신해서 활이나 긴 막대로 마룻바닥을 두드리며 박자를 맞췄다고 한다.

오늘날의 지휘자는 19세기 초에 나타나게 되었다. 19세기에 들어서 오케스트라의 규모가 100명이 넘어가는 경우가 생기게 되고, 곡을 연주하는데 있어서 감성적인 부분이 중요시되면서 지휘자가 절대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지휘자는 연주회에서 지휘봉만 흔드는 사람이 아닌, 하나의 연주를 올리기 위해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개월을 단원들을 연습시킨다.

우리가 잘아는 학교종이 땡땡땡으로 예를 들어보자. 학교종이 땡땡땡 이라는 우리가 아주 쉽고 간단하다고 생각하는 동요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게 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우선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기 위해서 보통 13가지의 악기가 사용된다. 지휘자의 악보는 보통 총보라고 불리우는데 이 악기들의 각기 다른 음자리표들과 각자의 파트의 선율이 표기되어있다.

이 악기들은 각자 나오는 때와 쉬는 때가 다르며, 각 악기들의 음악적인 표현도 일률적이지 않으므로 이 모든 것을 지휘자가 지시해야 한다.

학교종이 땡땡땡의 템포를 빠르게 할지, 느리게 할지 부터 시작해서 어느 부분을 더욱더 클라이막스로 표현할지 등등이 한 곡의 동요가 새로운 음악으로 탄생할 수 있는 모든 전권은 지휘자에게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평소 연습할 때는 이런 사항들을 말과 지휘로 조정하며 단원들과 트레이닝하고 연습을 독려한다.

음악적인 부분뿐 아니라 연습하는 과정과 생활 속에서도 지휘자의 리더십은 중요하다. 예를 들면 세계적인 지휘자 카라얀은 절대적인 마에스트로였다고 한다.

단원들과의 사적인 교류도 없었고 ‘독재자’라는 비난도 들었지만 그의 손끝과 카리스마로 베를린필을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만들었다.

그와 상반되어 레너드 번스타인은 뉴욕필하모닉 단원들 사이에서 ‘레니’라는 호칭으로 불릴 만큼 친근하고 사적인 대화도 많이하는 지휘자였다.

이처럼 지휘자의 역할은 오케스트라의 모든것을 총괄하는 감독이자 리더라고 볼 수 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베토벤이나 모짜르트의 오케스트라 곡을 한곡 선택하여 몇 명의 지휘자를 비교해서 들어보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연주장에가서 오케스트라를 진두지휘하는 마에스트로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그동안 내가 알던 지휘자의 모습과는 다르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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