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뉴스 박현정의 서비스 산책) 대다수의 사람은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

아이폰의 등장을 기억하는가? 2007년, 스티브 잡스는 얇은 서류 봉투에서 작은 컴퓨터 하나를 꺼내 세상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욕망하면서도, 그게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 그는 고객들이 욕망하는 ‘무엇인가’를 직접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매장을 방문하거나 상담을 하러 오는 고객들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머릿속 생각은 많은데 그것을 설명하지 못하고 나열하기 바쁘다. 그리고 결국 마구잡이로 끄집어낸 생각들 때문에 자신이 진짜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조차 잊어버린다.

이럴 땐 일단 멈춰라. 그리고 생각의 가지들을 잘라내 주어라. 자동차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있다고 가정하자. 고객은 들어오자마자 자동차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한다.

“이 차도 좋아 보이네요. 이건 얼마예요?”

“이 차는 저 차와 뭐가 다르죠?”

“제가 스피드를 좋아하는데요 역시 가족들과 타려면 포기해야겠죠?”

이럴 때 고객의 생각을 넋 놓고 듣고 있으면 안 된다. 고객이 원하는 기준이 없으면 상담은 할 수 없고 구매는 더 힘들다. 서로의 소중한 시간을 아끼면서도 매출을 올리는 방법은 STOP! + 가지치기 비법이다.

<STOP>

판매자 : 괜찮으시다면 먼저 제 설명을 들으신 후 차를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그래야 고객님도 정확한 기준이 생겨 아마 비교하고 선택하시기 수월하실 겁니다. 여기 상담룸으로 가시겠어요? 커피 한잔하면서 간단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가지치기>

판매자: 먼저 고객님이 차를 사야겠다고 생각하신 계기가 있으실까요?

고객: 실은 제가 스피드를 좋아해 스포츠카를 탔었는데 이제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겨서 가족과 함께 탈 차가 필요해서요.

판매자: 아, 그러세요? 그럼 일단 가족 차로는 불편한 스포츠카 종류는 모두 제하겠습니다. 나머지 패밀리 카로 가장 잘 나온 차 모델 3가지 정도만 먼저 보여드릴게요. 그래야 비교하시기도 편하실 겁니다.

위 사례에서, 판매자는 정리되지 않은 고객의 생각을 잠시 멈추게 하고, 오롯이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 분리된 공간 상담실로 고객을 안내했다.

그리고 따뜻한 차를 권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고객을 진정시켰으며, 질문을 통해 뒤죽박죽 엉켜있는 고객의 생각의 가지를 하나씩 정리해 주었다.

이후 고객이 상담실을 나와 전시된 차를 보게 되면 어떨까? 기준은 명확해지고 자신이 진짜 사려고 했던 차를 선택하기 훨씬 수월하다. 물론 구매 후 만족도도 좋을 수밖에 없다.

누구나 한 번쯤은 ‘아 이게 필요해’라고 생각하고 매장을 방문했다가 전혀 엉뚱한 걸 사서 돌아올 때가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새로운 것에 눈이 가고 호기심이 생기면서 원래의 목적을 잊어버린다. 진짜 프로는 이런 고객들에게 절대 휩쓸리지 않는다. 오히려 더 침착하게 그들을 한 템포 잠시 쉬게 한다.

그리고 고객이 원했던 ‘그것’을 상기시켜 주는 것만으로 가장 좋은 선택과 만족을 이끌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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