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뉴스 김용언 기자] 전국적 망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부권 핵심도시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은 흐릿해졌다.

역대 최대로 꼽히는 2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 성과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기 일보 직전이다.

주말을 앞 둔 지난 주 금요일 밤이다. 지그재그로 대로변을 달리던 차량의 운전자가 시민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놀랍게도 운전자는 현직 구청장이었다. 구청장은 음주 측정을 네 차례나 거부했고 결국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충격적이다 못해 엽기적이기까지 한 청주시 공무원들의 비위 행위는 끝이 없다.

‘스마트폰 몰카’, ‘보도방 운영’, ‘하극상’ 등 손에 꼽히는 사건만 해도 열 손가락이 모자를 정도다.

민선 6기 청주시의 빛나는 수식어는 오래된 유물처럼 보인다. 그 빈자리는 ‘비위 공화국’, ‘비리 백화점’이라는 표현으로 가득하다.

청주가 고향인 기자는 타 지역 지인들로부터 두 종류의 전화를 받았다. 지난 여름 집중 호우 당시엔 걱정과 위로의 전화를 받았다.

또 다른 전화는 ‘거기 공무원들 왜 그러냐’, ‘뉴스만 틀면 청주냐...’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다.

청주 시민들은 묻는다. “왜 부끄러움은 우리 몫인지” 라고. 혹자는 행정구역 통합으로 비대해진 공무원 조직을 단체장이 휘어잡기엔 역부족 아니냐고 말한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변명일 뿐이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3년 전 시작된 민선 6기 청주시는 희망찬 포부를 갖고 시작됐다.

이승훈 시장도 취임 일성으로 ‘청렴한 공직’을 약속했다. 돌이켜보면 결과는 참담할 뿐이다.

인사 적폐는 각종 구설의 빌미를 제공했고 조변석개식 정책은 혼란만 부추겼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이승훈 시장이 시민들의 비판을 받아들여야 함은 불문가지다.

그동안 청주시가 공직 비위에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며 책임을 회피했다는 비난에는 대응할 마땅한 변명거리도 없다. 청주시의 답답한 자화상이다.

더 이상 치료를 미룰 수 없다. 막바지에 접어든 민선 6기 청주시는 이승훈 시장의 결자해지를 필요로 한다.

난처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내뱉는 “죄송하다”는 짧은 말은 자칫 악수가 될 수 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왜 사과하는 거냐며 되돌아오는 질문에 정답을 말하지 못한다면 답변은 사과 받는 대상의 화를 더욱 키울 수 있다.

이런 사과는 사과를 건네는 사람, 즉 자신을 위한 빈말일 수 있다.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이 시장은 이제부터라도 변화의 구체적인 방향과 내용을 고민해야 한다.

전면에 나설 것을 권하고 싶다. 개인 송사를 차치하더라도 상처 받은 시민들의 마음을 보듬는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

직접 회초리를 맞겠다는 각오로 말이다. 지역 발전을 위해 곳곳에서 땀 흘리는 시민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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