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정기건씨, 美 3대 트레킹 코스 PCT 종주 ‘화제’

[충북뉴스 청주=오홍지 기자] “학교에 다니던 중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이번 PCT 도전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결심한 것입니다.”

최근 미국 3대 트레킹 코스 중 하나인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에 도전해 성공한 청주대 학생이 화제다.

주인공은 정기건(24‧사진, 체육교육학과) 청주대 산악부 학생으로, 정 씨는 약 6개월간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장거리 트레일에 성공했다고 청주대가 10일 밝혔다.

정씨가 성공한 트레킹 거리는 국유림 25개, 국립공원 7개 등 총 2천659마일(4천279km)에 달하는 지옥의 코스로 유명하다.

지난 3월 25일 멕시코 접경지대인 샌디에이고 캠포에서 시작해,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주를 거쳐 지난달 22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매닝공원까지 종주했다.

PCT 완주를 결심한 그는 바로 대학을 휴학해 PCT 준비에 집중했다.

정씨는 “계획과 준비에만 6개월이 걸렸다. 부족한 비용을 모으기 위해 화장품 포장, 공사현장 일용직 노동자, 전기설비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며 “그렇게 800만 원을 모아 PCT 종주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고 말했다.

정씨도 PCT 운행 초기에는 수많은 고비가 있었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는 일은 다반사고, 보급도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5월 중순쯤 시에라 산맥을 넘어가니 5~6m의 폭설도 내렸다. 여기에 GPS가 고장이나 3일간 길을 잃기도 했다.

정씨는 “무엇보다 홀로 먼 길을 걸어가는 것이 무척 외롭고 힘들었다”며 “설사병으로 2주간 탈진 증상도 있었고, 오리건주에서는 큰 산불이 발생해 어쩔 수 없이 우회해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힘겨운 날만 있던 것은 아니다. 보급지에 도착하면 하이커를 알아본 사람들이 차를 공짜로 태워주기도 하고, 트레일 근처에 사는 주민들이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함께 나눠 주기도 했다.

정씨는 “과거 직업에 대한 목표나, 좋아하는 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등에 대해 선뜻 답하지 못했었다. 이번 종주를 통해 그 해답을 조금이나마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날을 홀로 묵묵히 걸으며, 내 인생의 방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 종주를 통해 조금이나마 결론을 얻을 수 있었고, 남들과 다른 나만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다짐도 얻었다”고 덧붙였다.

“빙벽이나 암벽 등반에 성공하면 성취감과 자신감이 크게 밀려오지만, 대자연을 가슴에 품으면 성취감보다는 경이로움과 겸손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한 그는 “하루빨리 내 인생의 최종 목표를 설정해 끊임없이 도전하며, 나만의 멋진 인생을 살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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