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언식 의원 “필리핀 골프여행, 市-업체 꾀임”
청주시 “유감”…사실 아닌 의혹 제기 시 적극 대응

▲신언식(오른쪽 두번째) 의원이 매립장 예산과 관련, 자신을 협박했다는 안성현 도시건설위원장과의 통화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충북뉴스

[충북뉴스 청주=안영록 기자] 청주 오창읍 후기리 제2 쓰레기매립장(이하 매립장) 조성 문제를 둘러싼 청주시와 폐기물처리업체의 청주시의원 ‘음모론’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신언식 의원(오창읍‧옥산면)은 17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같은 당 동료의원인 한병수·김용규·박금순 의원과 함께 이런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신 의원은 “매립장 예산 심의에 앞서 지난 4월 9∼12일 필리핀 클락으로 15년 지기 친구와 ES청원 임원 등 총 3명이 골프여행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이어 “ES청원 임원은 애초 가기로 했던 인원이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해 간 것으로, 처음부터 알았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또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업체 관계자와 여행을 간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여행지에서는 골프만 치고 음주나 매립장 관련 얘기는 일체 나누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성현 도시건설위원장(자유한국당)은 이(골프여행)를 빌미로 노지형 매립장 관련 예산 통과에 협조하지 않으면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식의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안 위원장과 통화한 녹취록도 공개하며 “안 위원장의 발언은 의원의 자유로운 의사를 방해하고 의사결정을 왜곡시키려는 범법행위”라며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안 위원장이 신 의원에 대해 골프여행을 언급하며 의원 신분을 망각한 처사임을 강조하는 내용과 함께 신 의원 주장대로 언론에 알리겠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신 의원은 또 ES청원 임원과 매립장 업무부서장 간 오간 대화가 담긴 녹취록도 공개하며 “사적으로 골프여행을 다녀온 것을 어떻게 알고 매립장 부서 과장이 안 위원장에게 보고하고, 이를 안 위원장이 문제 삼은 것은 그동안 제기돼온 ES청원에 대한 청주시의 특혜 의혹이 사실임이 밝혀지는 구체적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와 보니, 노지형 매립장 조성을 반대하며 지붕형 매립장 조성을 고수해온 나를 청주시와 ES청원이 음모하기 위해 골프여행으로 꾀인 것 같다”면서 황영호 청주시의장에 “매립장 조성 관련 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안성현 도시건설위원장을 사퇴시키라”고 요구했다.

신 의원의 회견에서 언급된 ES청원은 폐기물처리시설 조성을 위해 매립장 부지인 오창 후기리에 토지를 구입하면서 청주시의 특혜 의혹을 받는 업체다.

이 업체가 사들인 부지와 매립장 조성 부지 일부가 겹친 것을 알고도 청주시가 타당성평가에서 ‘적합’ 판정을 내렸고, 이로 인해 자연스레 매립장 조성 부지가 줄면서 확장성이 떨어지자 청주시가 매립장 조성방식을 당초 공모에서 적시한 ‘지붕형’이 아닌, ‘노지형’으로 바꿨다는 게 특혜라는 것이다.

▲안성현 도시건설위원장이 신언식 의원 주장에 대한 입장을 말하고 있다. ⓒ충북뉴스

신 의원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안 위원장은 “신 의원이 매립장 예산 심의를 앞두고 업체 임원과 골프여행을 갔다는 것 자체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부적절한 처신임을 상기시키기 위한 발언을 한 것이지 신 의원 주장대로 협박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이 의원으로서 의사표현을 못한 것도 없고 신 의원이 바라던 대로 매립장 예산 또한 전액 삭감된 상황에서 협박이란 발언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해당 상임위원장으로서 당시엔 시급히 매립장 조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면서 “신 의원이 제기한 음모론 또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청주시 역시 가만있지 않았다.

이범석 부시장도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 증거나 사실 관계가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시와 업체가 짜고 자신을 음모했다는 신 의원의 주장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 확산돼 직원들의 명예를 훼손시키거나 모욕감을 준다면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수사요청 부분도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신 의원이 언론에 공개한 녹취록은 어느 속기사가 작성한 것인지 실명이나 직인 등이 일체 없는 상태.

이를 확인하는 충북뉴스와의 통화에서 신 의원은 “기사 쓰는데 어느 속기사가 작성했는지 알아야 하냐”면서 “원본파일은 내가 갖고 있고, 녹취록 작성 또한 내가했다”고 횡설수설하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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