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박사·충북정론회 회장 강대식]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이 철저하게 짓밟히고 유린되었다.

그 중심에 선 최순실을 비롯한 몇 명이 저지른 이번 국정농단 사건은 충격을 넘어 사실상 국가의 권력기반 자체를 송두리째 뽑아버렸다.

검찰은 최순실 및 차은택 등을 조사한 후 그 정점에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분노한 국민들은 광화문 광장에 모여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를 매주 진행하고 있다.

전국에서 몰려든 시위 참가자의 숫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하니 국민들의 분노가 얼마나 크며, 좌절감을 맛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 학생들까지 광화문 광장으로 모여들었다는 사실은 4.19학생혁명 이후 유사이례 처음으로 보여 진다.

정치권은 아직도 국민의 시린 가슴을 달래기보다는 정권을 어떻게 하면 쟁취할 것인가에 더 집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건이 터진 후 박 대통령은 총리후보자를 추천해 달라고 야권을 비롯한 국회에 요구했다.

그러나 야권은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우물쭈물 주판만 두드리다가 물거품이 되었다. 금방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버리고 하야할 것이라고 판단했는지는 모르지만 정국만 더 시끄러워 졌고, 결국 탄핵정국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헌법 제65조 2항에 따라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야당의 의원 숫자로는 탄핵을 발의해도 통과가 어렵다. 야권 전체의 의석수가 178석으로 탄핵 찬성을 위해서는 여당의원 22명 이상이 찬성을 해야 한다.

그런데 요즈음 여당 내부분열로 말미암아 비박계를 중심으로 박 대통령의 탄핵에 대하여 찬성한다는 기류가 지배적이고 적어도 22명 이상이 탄핵소추가 발의되면 찬성할 가능성이 커져 결국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

탄핵소추안이 발의되어 국회가 가결하면 박 대통령의 권한은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된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한다.

2004년 3월 12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던 전례가 있었기는 하지만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발의는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였다는 이유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와는 내용적으로 크게 다르다. 개인적 비리로 특정인이 이권을 챙기도록 도와주거나 공모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큰 것이고,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가면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탄핵소추안이 인용되거나 기각되게 된다.

만약 헌법재판소가 국회를 통과한 탄핵소추안을 받아들이면 대통령은 다시 직무에 복귀할 수 없고, 그 직에서 파면되는 것이다.

야당은 빠른 시일 안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표결을 해도 현재 여당 비박계의 움직임으로 볼 때 국회에서 가결되는 것은 시간문제 같다.

문제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다. 박 대통령은 대 국민담화를 통해 검찰의 수사를 받겠다고 하다가 돌연 검찰 수사를 거부하고 특검을 받겠다고 선포했다.

아직 검찰에서 서면조사조차 받지 않은 상황에서 최순실, 차은택 등 관련 인물들에 대한 조사 결과물만을 가지고 헌법재판소가 국가의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결정을 하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면 새로 출발하는 특검이 박근혜 대통령의 모든 비리 내용을 일일이 파악하여 헌법재판소에 그 결과물을 제출하여야 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 1년 정도 남은 대통령의 임기를 고려할 때 가장 단시간에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에 대해 어떤 식으로 든 헌법재판소가 결론을 내려주어야 한다.

현재 드러난 비리가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인용되어야 할 것이다.

한 나라의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사심에 따라 국가운영을 동네 구멍가게 운영하는 것만 못하게 했다면 이는 무능을 떠나 직무를 유기한 것은 물론 공모했다면 범죄행위의 수뇌가 된다.

그러므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으로 직을 잃게 되는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국민들의 시선이 지금 어디에 모여 있는지 깊은 통찰과 반성을 해야 할 시국이다. 이 지경이 되도록 정치권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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