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마음이 우선이죠”…아이들 성장 버팀목

[충북뉴스 음성=이재열 기자] "학력도 중요하지만 예쁜 마음이 첫째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배우면 뭐해요. 이기적이거나 나쁜 짓 하는 어른이 되면 안 되죠.”

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음성 능산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류선희(사진) 교사는 "학생들이 착한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 '스승의 사명'"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류 교사는 올해로 교직생활 24년차를 맞은 평범한 교사다.

교직생활은 엄청난 관심을 받는 큰 강은 아니지만, 작고 조용한 호수의 여운처럼 제자들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아 착하게 살아가는 힘을 키워주는 스승이다.

그는 청주 A초등학교(2004년 3월~2008년 2월)에서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덮을 이불조차 없을 만큼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발견하고 집을 찾아가 이불을 사주는 등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또 아이가 다치거나 아프면 친엄마처럼 사비를 들여 병원을 데려가고, 몇 달간은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도록 매일 손을 잡고 집에 데려다 주기도 했다.

학교를 떠나면서는 지속적인 사랑을 못 줄 거 같아 다른 선생님들에게 간곡히 부탁을 했고 그 선생님들의 보살핌이 잘 이뤄지는 것을 알고 마음을 놓았다고 한다.

하지만 류 교사는 지금도 끝까지 도와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짐'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시골학교인 능산초에서 그는 매일 아침 담임을 맡고 있는 아이 한 명 한 명 마다 “아침은 먹었니”, “기분은 어때”, “엄마, 아빠에게 인사는 하고 왔니”라고 물어보며 섬세한 사랑을 쏟는다.

부모들이 시골 농사일로 바빠 아침밥을 못 먹고 오는 아이는 없는지, 무슨 걱정이 있는지 살피면서 부모에 대한 효와 사람의 기본적인 예를 가르치고 있다.

류 교사가 아이들에게 예쁜 마음을 길러주기 위해 택한 방법은 '음악'이다. 음악은 예쁜 마음을 길러주는데 큰 힘이 된다는 신념 때문이다.

류 교사는 실제로 가는 학교마다 오카리나, 리코더 등 악기와 합창을 가르치는데 열정을 쏟고 있다.

4년 전 청주 우암초등학교에 근무할 때는 여름방학 동안 아이들에게 오카리나를 무료로 가르쳐 주기도 했다.

지금 근무하는 능산초는 전교생이 42명에 불과해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또 2개월에 한번씩 학생들의 생일파티를 열어주는 학교 행사를 기획해 촛불 점화, 축하 노래와 편지 낭독, 롤링페이퍼 쓰기 등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류 교사로부터 리코더를 배운 학생들이 학교에 있는 나무에게 연주를 들려주거나 노래를 불러주는 일도 있었다.

음악을 들으면 나무가 잘 클 것 같다는 초등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이 만들어 낸 연주였다.

스승의 날 특별한 상을 받지는 못해도 제자리에서 묵묵히 사랑으로 진심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류 교사 같은 선생님이 있어 아이들의 영혼은 한 뼘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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