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박사‧충북정론회장 강대식] 금번 4.13 총선을 보면 정당은 완패했고 승자는 국민이다.

그 이유는 현명해진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정치인들의 배짱을 그대로 보아 넘기던 예전과 사뭇 달라졌다는데서 찾을 수 있다.

이번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보여준 행태는 주권자인 국민을 기만하는 수준을 넘어 안아무인(眼下無人) 식 패 가르기와 내 식구 감싸기로 끝을 맺었다.

여당은 항명(抗命)과 옥쇄파동으로 친박, 친이, 진박을 나누며 누가 성골이고 진골인지를 가리려는 듯 패 가르기에 몰두하다가 대세를 감지하지 못하고 공천 마지막까지 국민들에게 추태를 보였다.

정치인들 생각은 누구를 세워 놓든지 국민들은 단지 정당이 공천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투표만 해야 한다는 잘못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19대 국회에서 야당은 여당의 법안에 대하여 사사건건 발목을 잡으며 민생에 관련된 법안조차 딜(deal)을 요구하며 버티기로 일관했다.

그로인해 선거 초반까지도 의석수 80석을 장담하기 어려울 만큼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제1야당은 두 개로 나누어 졌고 호남에서 자신들만이 정통이라 우기며 호남의 패권을 누가 쥘 것인지에만 관심을 두었었다.

4·13 총선이 끝나고 적나라하게 드러난 의석수는 새누리당 122석(지역구 105, 비례대표 17), 더불어민주당 123석(지역구 110, 비례대표 13), 국민의당 38석(지역구 25, 비례대표 13), 정의당 6석(지역구 2, 비례대표 4), 무소속 11석이 되었다.

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것이 지난 16대 총선이후 처음이고, 야당보다도 의석수가 적어 새누리당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대패’한 선거였다. 정파 간 갈등이 빚은 참담한 결과는 국민의 눈과 귀가 얼마나 무섭고 엄중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내심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하여 ‘국회 1당’이 되었으니 축배를 들만도 하겠지만 내용면으로 보면 텃밭이라고 자부했던 광주에서 전패했고, 전북과 전남 등 호남에서 단지 3석만을 차지하였을 뿐이다.

국민의당 역시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의석수를 얻었지만 이는 국민들이 양당체제에 대한 견제를 해 달라는 의미에서 정당별 비례대표에 표를 몰아 준 결과이지, 지역구를 기준으로 보면 호남을 제외하고 서울에서 단지 2석만을 차지하였을 뿐이다.

결국 국민의당도 이번 총선을 기준으로 보면 호남이라는 지역색을 벗어나지 못했다.

정의당 역시 예상했던 기준치에 못 미치는 의석수를 차지하였고, 지역구보다 비례대표로 얻은 의석이 많다.

진보정당의 색이 어디까지가 국민들이 용인하고 있는지, 범위와 한계를 분명하게 재단장해야 한다는 점을 새삼 느껴야 할 대목이다.

20대 총선 결과를 뒤돌아보면 우리 국민이 얼마나 현명하였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절대 다수의 의석을 줄 경우 독주가 가능하고 양당체계로 가니 서로 당리당략만을 위해 싸움만 한다. 그러니 제3당이 필요해진 것이고, 생각보다 많은 의석을 국민의당에게 밀어 준 것이다.

전체적인 골격을 보면 20대 국회는 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적인 정치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다.

이러한 구조는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과 열망을 담은 것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20대 총선의 진정한 승자는 국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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