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익는 냄새 좋아 반평생 막걸리 제조

[충북뉴스 충주=소진섭 기자] ‘입살이 고살’이란 말을 습관처럼 내뱉으며 40여년을 막걸리와 함께 해 온 노인이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충주시 앙성면에서 앙성양조장을 운영하는 홍봉기(81·사진) 씨.

얼굴색마저 막걸리 빛깔을 닮은 홍 씨는 불혹의 나이에 소태면에서 처음 양조장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40여년을 막걸리 제조에 몸담았다.

예전에 비해 제조량이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한 달에 15회 정도 고두밥을 쪄(1회에 술 30말 정도) 막걸리를 만들며 술 익는 냄새를 즐긴다.

조금씩 힘에 부치는 나이인데 아들이 전수받으려고 배우는 중이라 요즘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한다.

홍 씨는 고두밥을 쪄서 만드는 전통방식을 고수하지만, 제품의 품질에 관련된 부분은 현대시설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옛 것을 간직하고 전통을 이어가는 홍 씨는 매일 새벽 6시면 일어나 마을을 한 바퀴 걸으며 건강을 관리한다.

부지런히 일하는 게 최고의 건강관리 비법이라는 그는 술 만드는 날이면 고두밥 찌는 일부터 시작한다.

막걸리 가격이 싸니 사람들은 저급한 술로 인식할지 모르지만 막걸리가 싼 이유는 따로 있다.

맥주나 소주의 주류세가 72%인데 반해 막걸리의 주류세는 5% 밖에 붙이 않고 교육세가 없어서 가격대가 낮으나 만드는 과정은 녹녹치 않다.

홍 씨는 충주시 노인회 수석부회장으로 각종 노인회 행사시 막걸리를 기부하고 있다.

인생의 절반을 양조장에서 보낸 홍 씨의 막걸리 사랑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으며, 남아있는 나이테가 결코 두렵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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