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환<한국건강관리협회충북·세종지부 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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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 주범 ‘SNS’
최근 청소년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80%를 넘어섰다.

교육부와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4월부터 5월까지 전국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 156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다섯 명 중 네 명(81.5%)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었다. 이는 2011년 36.2%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문제는 응답자 중 18만6천599명(11.9%)이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중독 위험군은 스마트폰 때문에 일상생활에 장애를 겪고, 정도에 따라 금단현상이나 집착증상까지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중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를 꼽았다. 스마트폰 중독자의 77%가 SNS를 스마트폰의 주된 사용 목적으로 꼽았다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상호작용 즐거움이 대인관계 중독으로SNS는 웹상에서 지인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등이 대표적이다.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공간의 제약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데, 문제는 지나치게 몰입하게 되면 일상생활에 장애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청소년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즉각적인 상호작용에서 오는 즐거움 등으로 인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자칫 심하게 집착하는 중독 상태로 이어지기가 쉽다. 

SNS를 확인하려는 강박적인 습관이 일상생활을 방해하거나 장애를 일으킬 정도라면 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

의학적으로 SNS 중독은 일종의 ‘관계 중독’으로 본다. 관계 중독은 사람과 관계를 맺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관계에 집착하는 것이다. 상담 클리닉에서는 중독보다는 ‘과몰입’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SNS 문제는 중독이라는 단어에서 느끼는 부정적인 느낌 없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 아이가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세 번 이상 스마트폰을 꺼내 SNS에 접속하거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잠들기 직전, 하루 중 시간이 남을 때마다 SNS에 접속하고 있다면 SNS 과몰입이 아닌지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아날로그데이로 극복SNS 과몰입을 예방하는 첫걸음은 스마트폰 등의 디지털 기기를 적절한 시기에 사주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적절한 시기는 아이가 부모의 통제 아래 있으며 부모와 아이의 애착 관계가 좋고 사이가 원만한 때를 의미한다.

이창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초등학생은 자기 통제력이 약하기 때문에 문자와 전화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는 피처폰을 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중고등학생 때는 자기 통제력이 어느 정도 생기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사주되, 부모와 합의해 정한 시간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SNS 과몰입은 친구들과의 관계가 힘들고 현실에 지쳐 우울감에 빠진 아이들이 일시적으로 보일 수 있는 증상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즉, 부모가 꾸준히 관심을 가지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관점을 견지해야 한다느 것이다.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행동을 꼼꼼히 살펴보고 만약 SNS에 지나치게 몰입하고 있다면 무조건 아이를 야단치기보다 왜 그런 행동에 빠지게 됐는지 원인을 찾는 게 중요하다.

또 아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활동이나 운동을 찾아서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꾸준히 대화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른바 ‘아날로그데이’를 만들어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아날로그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만약 이 같은 부모의 노력이 통하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괜찮다. 청소년 상담 전화 ‘1388’에 전화하거나 상담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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