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준 컷

(충북뉴스 백범준의 해우소) 상담을 하다보면 사람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

특히 그 관계의 어려움이 부부나 형제자매 또는 부모자식일 때 더욱 힘들어 한다. 안보면 될 사이면 모를까 가족의 연(緣)을 맺은 사이는 무 자르듯 자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얼굴만 봐도 숨 쉬는 소리도 듣기 힘든 상황일 때는 잠시 떨어져 살아보기를 권하나 이것이 분명 원천적인 해결방안은 아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인연에 관한 지극히 불교적 종교적 접근임을 알린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찰나(刹那)는 눈 한 번 깜짝할 사이이다.

손가락을 한 번 튕기는 시간을 탄지(彈指)라 하고 순식간(瞬息間)은 눈 깜짝일 순(瞬)과 숨 쉴 식(息)이 합쳐진 말이니 눈 한번 깜빡이고 숨 한번 들이쉬는 짧은 시간을 말한다.

이와 반대로 긴 시간을 뜻하는 단어가 있다. 많이들 들어보고 쓰는 겁(劫)이란 시간인데 불교와 힌두교적 관점의 시간개념이다.

겁(劫, kalpa)은 산스크리트어로 겁파(劫波)또는 갈랍파(羯臘波)를 음역한 단어이다. 한자로는 장시(長時)라고도 한다.

이 겁(劫)이란 시간을 은유적 표현으로 불가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천년에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 집채 보다 큰 바위를 뚫어 없애는 시간 또는 천년에 한 번씩 내려오는 선녀가 비단 옷을 입고 사방 3자(尺)의 바위 위에서 춤을 추어 그 바위가 닳아 없어지는 시간이라고 한다.

힌두교에서는 우주의 창조와 파괴가 반복되는 시간이자 우주 창조의 신 브라흐마의 하루 시간을 뜻한다.

인간계의 시간으로 환산하면 43억2천만년이다. 여하튼 필자 같은 비루한 중생은 감히 상상도 못할 기나긴 시간이다.

오늘 필자가 시간의 개념을 주저리 주저리 써내려간 이유는 이것이다. 불교에서는 옷깃 한 번 스치는 인연은 500겁, 부부의 연은 7000겁 부모 자식의 연은 8000겁의 인연을 쌓아야 된다고 한다.

우리가 살면서 스치는 모든 인연은 전생의 수없는 인연이 쌓여 다시 만난 것일지도 정말 모른다. 그래서 인연 하나 하나가 소중하다고 생각해 보자.

보기 싫은 얼굴을 부처님 얼굴이라고 듣기 거북한 숨소리도 부처님의 숨결이라도 생각해보자. 오늘부터 나 먼저 그렇게 해보리라.

가장 중요한건 이 겁이란 시간도 결국은 찰나가 모여 만들어 진 것이다.

연 닿은 소중한 독자님들 순간순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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