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뉴스 백범준의 해우소) 남해(南海) 보리암(菩提庵)은 여수 향일함(向日庵)과 동해(東海) 강원도 낙산사 홍련암(紅蓮庵)과 서해(西海) 강화 석모도 보문사(普門寺)와 더불어 대한민국 4대 해수관음성지이다.

관음도량은 세상의 소리를 들어 중생들의 고통을 알고 이런 중생들이 열심히 그의 이름을 외면 도움을 받게 된다는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 상주하는 도량이기에 특히 기도발이 좋다고 한다.

가까이는 필자의 지인이 직접 경험한 효과로 보리암에서 밤낮으로 올린 기도와 치성으로 발현한 부처님의 자비심 덕분에 합격한 자녀의 사법고시이야기다.

그전에 성균관법대를 장학금 받고 입학을 했을 때에도 같은 이야기를 했었다.

보리암 기도발에 관련된 더 오래된 일화가 있다. 조선 건국 전 보리암에서 절실하게 백일기도를 올린 이성계의 일화는 유명하다.

기도발 덕분에 건국에도 성공하고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성계가 기도 했다는 자리가 아직도 남아있다.

한반도에서 기도발이 좋다고 유명한 곳들은 모두 돌로 이루어진 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돌산은 음양으로는 양(陽)이고 오행상(五行相)으로는 화(火)성질의 산이다. 돌산이 양기(陽氣)와 산신(山神)의 기운이 강하다는 이유다.

조선시대 나라제사를 지내던 중악단(中嶽壇)이 있는 계룡산, 상악단(上嶽壇)이 있던 묘향산, 도사들의 전설이 가득한 금강산이 대표적이다.

보리암은 조선왕조를 연 것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이성계가 지어준 금산(錦山) 남쪽 봉우리에 자리를 빌리고 기대어 위치해 있다.

이 금산도 화산체(火山體)인 돌산이다. 아래로는 남해바다가 있다. 바다는 물이고 오행으로는 수(水)이다. 보리암은 물과 불이 만나는 곳에 있었다.

수승화강(水升火降). 물은 위로 불은 아래로. 차가운 기운은 올라가게 하고 뜨거운 기운은 내려가게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한의학 많이 쓰이는 중화(中和)의 중요성이 강조된 음양오행의 대표적인 원리이다.

얼치기 풍수가 필자의 보리암기도발에 대한 소심한 견해는 이렇다.

보리암은 모르긴 몰라도 수승화강의 명당자리에 터 잡은 절집이다. 뜨거움과 차가움 음과 양 그 어느 한곳으로 치우침 없는 중화된 그런 터인 것이다.

음양의 조화가 이루어지면 기(氣)의 흐름이 좋듯 기도의 흐름 역시 좋은 것이 아닐까하는 내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필자가 보리암으로 발품 팔던 날은 걸으면 땀이 나고 멈춰도 땀이 흐르던 삼복더위가 절정이던 날이었다.

잔잔히 불어오던 해풍(海風)으로 땀을 식혔다는 되도 않는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 그냥 더웠고 더운 그런 날이었다. 땀 흘리며 해수관음상아래 공양미 올리고 초 밝히고 절을 올렸다.

무엇을 빌었냐고 묻는다면. 무엇을 빌어 무엇하랴.

살아생전 내 두 발의 헛되지 않은 발걸음으로 내 두 눈 호강시켜 준 것만으로 감사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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