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뉴스 백범준의 해우소) 같이 길을 걸어감 또는 같이 길을 걸어가는 사람 정도가 동행(同行)의 사전적 의미다.

이와 비슷한 의미의 단어가 사주팔자 십신(十神)에도 있는데 그것을 비견(比肩)이라 한다. 한자 풀이로는 견줄 비(比), 어깨 견(肩)이다. 어깨를 견주는 대등한 관계라는 의미다.

사주명리학적으로 설명한다면 나에 해당하는 일간(日干)과 같은 오행으로 음양이 같은 것을 의미한다. 형제, 친구, 동료, 조력자 등을 의미한다고 이해하면 쉽다.

사주명리에서 비견은 내 세력을 강하게 만드는 요소다.

사주원국의 상황에 따라 복잡하고 다양해지겠지만 팔자에 비견이 강한 이들의 일반적 특징으로는 사람을 끄는 힘이 있어 주변에 사람이 대체적으로 많다고 한다.

그러나 태과(太過)하면 너무 강해진 자아(自我)로 인해 고집 자존심이 강해서 주변사람과 의견 충돌을 조심해야한다.

반대로, 주변사람이 떨어져 나갈 수 있으니 주변의 말을 경청하는 귀와 가슴을 갖도록 노력해야한다.

손님 한명 없는 가게에 들어갔는데 그 뒤 줄지어 손님이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면 팔자에 비견이 많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사주팔자에 비견이 하나 없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형제나 주변사람들의 덕이 약하다고 본다. 이런 팔자의 주인은 특히 주변사람 덕이 없으니 절대 동업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주명리에서도 역시 뭐든지 적당한 것을 선호한다.

동행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동물은 기러기다. 노을 진 저녁하늘 V자 대형을 펼치며 날아가는 기러기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겨울철새인 기러기는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면 그들이 처음 날아왔던 북녘 땅으로 다시 돌아간다. 수 천 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는 하늘을 나는 새에게도 쉽지 않는 여정이자 고행의 길일 것이다.

그들 스스로 고단한 여정임을 너무도 알기에 언제 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택한 건 공존(共存)이자 동행이다.

V자 대형이 그것이다. 과학적으로 이 대형은 비행의 가장 큰 장애인 공기의 저항을 줄일 뿐 아니라, 서로의 날갯짓으로 바람을 일으켜 에너지 소모를 최소한다고 한다.

또 그들은 가장 힘들고 고단한 선두(先頭) 자리를 돌아가며 비행을 한다고 한다. 서로의 희생과 도움으로 처음 왔던 곳으로 함께 왔던 이들과 돌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돌아가는 것일까?

내 심정을 미당(未堂) 선생의 시를 빌려 말한다면 그래 나는 천국이나 극락에 가더라도 그녀와 함께 가 볼 생각이다.

인기기사
저작권자 © 충북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