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뉴스 백범준의 해우소) ‘역마살’이 끼면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떠돌아다닌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역마살은 한자어 ‘역마(驛馬)’와 ‘살(殺)’이 결합된 단어다.

‘역마(驛馬)’는 옛날 나라 업무에 말을 이용하기 위해 중요 길목에 역(驛)이라는 것을 설치해 뒀는데 이 역에서 관리하는 말을 말한다. 역마살의 살(殺)은 죽일 살(殺)자다.

단어를 조합해보면 무서운 단어로 보이는데, 과연 역마라는 것이 사주팔자에 있어 나 스스로를 죽이고 있다고 봐야할까?

역마살은 12신살 중 하나인 살이다. 사주풀이에서 흔히 사용하는 12신살(神殺)을 알아보자.

오성학(五星學)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는 하나, 그 유래는 정확히는 알 수 없다.

사주명리에서 자주 사용되는 ‘신살’이라는 것은 사주팔자의 지지와 지지의 관계에서 작용하는 살들이다.

역마살은 십이지지 중 생지(生支)인 인신사해(寅申巳亥)에 해당되는데 띠로는 호랑이와 원숭이, 뱀, 돼지다.

띠가 혹은 사주에 지지가 인신사해(寅申巳亥)거나 과다하면 역마살이 있다고 한다.

또 인오술(호랑이‧말‧개)띠는 원숭이해, 사유축(뱀‧닭‧소)띠는 돼지해, 신자진(원숭이‧쥐‧용)띠는 호랑이해, 해묘미(돼지‧토끼‧양)띠는 뱀해에 각각 역마살이 작용한다.

역마살이 들어오는 해에는 어떤 일이든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해 이동수가 있다고 본다.

12신살 중에는 ‘길신살’과 ‘흉신살’이 있는데 역마살은 흉신살에 해당한다.

필자는 현대사회에서도 역마살이 과연 흉신살일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옛 농경시대는 집안대대로 물려받은 땅에 농사를 지으며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가는 게 보통이었다.

전란이나 큰 난리통이 아니면 고향을 떠날 일도 없었으며, 입신양명의 큰 꿈을 꾸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대부분 고향에 정착해 살았다. 이런 시대에는 고향을 떠나 사는 게 고난일 수 있다.

역마살이 끼어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쩌면 옛 시대 사고방식에선 나그네와 다름없는 삶을 빗대어 말했을 지 모른다.

하지만 현대사회인 글로벌 시대에선 활동력이 왕성해지는 꼭 필요한 길신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역마살이 있거나 들어오는 운에는 활동하는 힘이 생기고 활동 반경이 넓어진다.

특히 영업을 직업으로 한 사람들은 분주해지기도하고 운수업, 무역업, 승무원, 여행업 등의 직업군에게는 ‘길신살’로 작용한다.

또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면 역마살이 들어온 해에 하면 길하다.

지금 사는 곳에서의 삶이 고단하다면 반안살(攀鞍殺) 방향으로 터전을 옮겨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1969년 己酉년생 닭띠인 봉준호 영화감독은 2019년 영화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아카데미시상식 4관왕까지 유수의 영화제 상을 휩쓸었다.

상 받으러 세계 이곳저곳을 바쁘게 돌아다닌 그 해는 봉 감독에게 역마살이 들어온 돼지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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