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철씨. ⓒ괴산군

(충북뉴스 괴산=안영록 기자) 60여 년간 괴산 칠성면 주민 건강을 챙기고 때론 사랑방 역할도 해온 ‘청인약방’이 관광상품으로 개발된다.

괴산군은 지난달 25일 청인약방 주인 신종철(88)씨가 칠성면 도정리 212-5번지 일대 약방 건물(33.72㎡)과 부지(73㎡)를 기부했다며 13일 이같이 밝혔다.

괴산군에 따르면 1932년 칠성면에서 태어난 신씨가 약방을 연 것은 1958년.

우여곡절 끝에 청주에 사는 지인 도움으로 약방을 차린 그는 지인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약방 이름을 ‘청인(淸仁)’이라고 지었다.

약방은 그 자리에서 청인약점→청인약포→청인약방으로 이름만 바꾸며 마을 주민의 건강을 책임져왔고, 주민들이 오가는 사랑방이었다.

신씨는 자유당 당원과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등으로도 활동하며 지역의 대소사도 챙겨온 것으로 전해진다.

주민들은 몸이 아플 때 뿐만 아니라 경조사가 있을 때면 수시로 약방을 찾았고, 신씨는 이들을 위해 부고장을 써 주고, 그동안 1천700쌍 이상의 결혼식 주례도 섰다.

뿐만 아니다. 대의원으로 각종 강연과 교육에서 수 천회 이상 강사로 나섰고, 주민들의 빚보증을 선 것도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신씨는 “이제껏 수백 명의 보증을 섰고, 그중 당사자가 갚지 못한 빚 10억 원 이상을 40년에 걸쳐 대신 갚았다”고 말한다.

▲칠성면 도정리에 위치한 청인약방. ⓒ괴산군

이런 그의 사연은 잡지나 방송 등에 소개됐고, 어느새 청인약방은 칠성면의 대표 명소가 됐다.

신씨의 사연뿐 아니라, 약방 담벼락의 벽화와 고즈넉이 자리한 200살 넘은 느티나무, 주변으로 널린 고인돌이 어우러진 풍경은 청인약방의 또 다른 자랑이다.

괴산군은 목조 건물에 함석지붕을 얹은 시골약방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해 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한 상품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신씨와 만난 이차영 군수는 “세월의 풍파를 견뎌온 청인약방을 기부해주셔서 기쁘다”면서 “어르신의 뜻을 이어 괴산의 자랑인 청인약방이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드높이고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차영(왼쪽) 군수가 신종철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괴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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