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정이품송 맞은편 달천변에 조성된 약 3만㎡ 규모의 훈민정음마당 조감도. ⓒ충북뉴스

(충북뉴스 보은=안영록 기자) 보은군이 속리산면에 국비 등 50억여 원을 들여 조성한 ‘훈민정음마당’이 예산낭비를 초래했다는 감사원 지적이 나왔다.

24일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훈민정음마당 조성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보은군에 ‘주의’ 처분했다.

한글마당 기본계획 용역 검사와 훈민정음마당 동상 건립 절차를 규정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은군이 준공된 시설물의 수정·보완을 위해 공사비 4천470만 원을 더 썼고, 훈민정음 창제와 무관한 인물 10명의 동상을 제작·설치해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

지난해 4월 30일 준공한 훈민정음마당은 속리산면 달천변 3만㎡ 터에 조성됐다. 여기에는 국비 등 51억4천400만원이 쓰였다.

애초 이곳에는 훈민정음 보급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 초기 승려 신미대사 동상을 포함, 21점의 조형물이 설치됐다.

조형물에는 '세종대왕과 신미대사의 만남과 훈민정음 창제 구상', '세조의 왕사 신미대사', '훈민정음 창제에 숨겨진 이야기' 등 신미대사를 한글창제의 주역으로 묘사한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세종대왕보다 신미대사가 한글창제의 주역으로 부각되자 한글 단체 등을 중심으로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다.

▲훈민정음마당 준공식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충북뉴스

지난해 9월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은 보은군을 항의 방문해 “신미대사가 훈민정음을 창제하는데 주역이었다는 내용은 역사왜곡”이라며 수정·보완을 요청했다.

당시 한 군민은 “보은군이 훈민정음 창제와 무관한 인물을 동상화해 역사를 왜곡하고, 세금을 낭비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군은 지난 1월 시설물 수정·보완 공사를 마치고, 훈민정음마당 명칭을 ‘정이품송공원’으로 변경해 개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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