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최근 5년 언론사 등 지출액 정보공개청구결과
51건 수상에 5억5천만 원 주민 세금 써…단양군 ‘최다’

(충북뉴스 안영록 기자) 충북 도내 지방자치단체들이 언론사나 민간단체가 수여하는 상을 받기 위해 쓴 ‘혈세’가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243곳을 대상으로 최근 5년간(2014년 1월~2019년 8월) 언론사와 민간단체가 시상하는 상의 수상 여부와, 상을 받기 위해 해당 언론사와 민간단체에 지출한 돈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 결과다.

충북‧청주경실련이 4일 발표한 정보공개 청구 결과에 따르면 도내 지자체가 언론사와 민간단체의 상을 받기 위해 쓴 금액은 51건에 5억4천만 원으로 전국 4번째로 많았다.

이 돈은 대부분 홍보비나 조사제작비 가입비 등의 명목으로 지출됐다.

도내 지자체들의 언론사 수상은 39건에 5억2천만 원을, 민간단체 수상은 12건에 2천만 원의 ‘혈세’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시‧군별로는 단양군이 가장 많았다. 17건의 상을 받는데 약 2억5천500만 원을 썼다.

이어 충주시가 1억4천만 원(9건), 제천시 8천500만 원(7건), 괴산군 4천300만 원(6건), 증평군 1천600만 원(8건), 영동군 250만 원(3건), 보은군 200만 원(1건) 순이었다.

나머지 충북도와 청주시, 음성군, 옥천군, 진천군은 지출한 돈이 없다고 답했다.

옥천군은 타 지자체와 같은 시기에 똑같은 상을 받았지만 쓴 돈이 없다 했고, 단양군과 보은군은 각각 일부 비용만 공개했다.

가장 많은 세금을 상을 받기 위해 쓴 단양군은 6년 연속 ‘한국의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대상’, 4년 연속 ‘소비자평가 국가대표브랜드 대상’,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언론사로부터 수상했다.

특히 ‘한국의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대상’은 매년 홍보비 명목으로 1천650만 원을, ‘소비자평가 국가대표브랜드 대상’은 매년 1천452만 원,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은 1천800만 원을 시상 기관인 언론사에 준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경실련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방선거 당선자 선거 공보물 확인 결과, 조길형 충주시장과 류한우 단양군수, 정상혁 보은군수 등은 언론사와 민간단체로부터 받은 수상 경력을 표기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 시기에 민간포상을 포함한 상훈 내역은 공약 못지않게 유권자가 후보자를 선택하는 중요한 잣대”라며 “자칫 단체장 개인이 선거에 활용하기 위해 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또 “지자체나 단체장의 수상 관련, 세금이 들어간다면 반드시 기준과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하지만 많은 지자체가 상을 받고 돈을 지출하면서도 관련 규정조차 없었다. 개인이 받은 상마저도 세금으로 돈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에 모든 지자체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실태점검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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