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박사‧충북정론회 고문 강대식) 국회가 공개하기를 꺼려해 왔던 국회 특수활동비가 대법원의 공개결정으로 세상에 나타났다. 

공개된 것도 전부가 아닌 2011~2013년분에 국한되었다. 3년이라는 지난한 소송 끝에 겨우 확인한 자료라는 점을 보면 한마디로 문제가 많은 것이라는 것을 국민 누구나 쉽게 추측을 했을 것이다.

국회가 공개한 특수활동비는 3년간 240억 원에 달했고, 발표된 지출결의 건수가 1천296건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많은 돈이 지출되었음에도 단 1장의 영수증도 첨부되어 있는 것이 없었다고 하니 국회가 법 위에 도사리고 있는 가장 개혁이 필요한 집단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국회 특수활동비는 누가, 어떻게, 무슨 용도로 사용했는지 알 길이 없다. 눈먼 돈으로 보여 먼저 보는 사람이 써버리면 그만인 돈쯤으로 치부되었을지 모른다.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이 민의를 대변하는 국민의 대변자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과연 그런가? 진정으로 자신의 사익보다 국민의 이익과 국가의 발전을 선순위에 두고 지금까지 국정에 임해왔는지 묻고 싶다. 

우수개 소리로 국회의원이 되면 200개에 달하는 특권이 생긴다고 흔히들 말한다. 그 특권을 다 누리면서 국민의 세금을 끌어다가 용돈으로 사용하는 특권 하나를 더 얹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자리가 어디에 있을까? 그 자리를 누구나 욕심내려고 하는 이유를 알만하다. 

자신들의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 여야가 따로 없다. 적도 동지가 되고 말을 하지 않아도 이심전심 통한다. 그러한 경우를 많이 보아 왔다. 

그러나 진정으로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이익이 문제되는 것에 개인적 이익이나 당의 이익에 손해라도 생길 것이라고 생각되면 죽어도 협치 하지 못하는 부류가 어쩌면 우리 민초들의 대변자라고 주장하는 국회의원들이 아니었는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지 않은가?

아직도 국회 특별활동비에 대하여 폐지를 하려는 의원보다 존치시키고 싶어 하는 의원들 숫자가 훨씬 많은가 보다. 앞에서는 당연히 없어져야 한다고 하면서도 법 개정을 추진하지 않는 것을 보면. 

당의 눈치와 동료의원들의 눈치를 보는 소신 없는 의원들이 우리 국민의 대변자라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단돈 몇 천원을 써도 국민의 세금이라면 철저하게 증빙 영수증을 첨부하여 회계감사를 받는 다른 국가들의 의원들의 도덕적인 업무수행을 고려한다면 우리 의원님들의 국가예산 지출 행태는 낙제 수준이 아닌가?     

아무리 살펴보아도 국회의원들에게 특수 활동비라는 명목으로 돈을 준다는 것은 사익을 추구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법을 만든 사람들이 누군가? 국회의원 자신들이 국민들의 세금을 아무렇게나 마음대로 쓰겠다는 법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다. 

누구를 견제하고, 어느 기관을 감시하며, 국민의 세금을 어떻게 지키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번 국회에서도 특수활동비를 폐지하자는 움직임이 흐지부지되고 말지 모른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그런 모습을 많이 보아 왔으니까. 

이참에 국민들이 촛불을 들어야 하는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가두시위를 못하더라도 가슴에 촛불하나씩은 켜자. 

앞으로 국민이 아닌 자신의 주머니를 먼저 생각하는 의원들에게는 절대로 표를 주지 말자. 낙선운동을 펼치는 성숙된 국민들의 의식이 없이는 개혁이란 없을 듯하다. 

민낯으로 선거철만 되면 말도 안 되는 말뿐인 사람들을 반드시 낙선시키는 의지와 용기를 가슴에 심는 촛불을 켤 때 적어도 국민들을 두려워하지 않을까?

국민 스스로 그런 촛불을 켜지 않고 국회의원들의 자질만 믿고 기다리기에는 너무나 지쳐버렸다. 

어떻게 우리 대한민국이 이렇게 되었는지 답답하고 참담하다. 무엇이 정의고, 어떤 것이 상생이며, 어떻게 처신해야 조국을 위하는 것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날이다. 

진정으로 이번 회기에는 국회의원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세금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 하나쯤은 가슴에 담아 법 폐지를 처리해 주었으면 한다.

인기기사
저작권자 © 충북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