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여성, 기자들에 이메일서 32년 전 상황 상세 설명
유 예비후보 측 “사실무근…일일이 대응 않고 법적 조치”

▲더불어민주당 유행열 청주시장 예비후보. ⓒ충북뉴스

(충북뉴스 청주=안영록 기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실 선임 행정관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유행열 청주시장 예비후보가 자신을 둘러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과 관련, 피해 여성의 주장에 일체 해명이나 반박이 없어 그 배경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민주당 충북도당 홈페이지에 32년 전 유 예비후보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폭로성 글을 올린 A씨는 다음날 당시 상황 등을 정리한 글과 함께 유 예비후보와의 통화(11일) 녹취록을 지역 언론사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전송했다. 

A4 용지 3장 분량의 글은 A씨가 학과 모임 선배로부터 1차 성추행을 당하고, 그 일을 알고 있던 유 예비후보로부터 다음날 청주 상당산성에서 2차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요약된다.

A씨는 글에서 “전날 일을 알았던 유행열은 갑자기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키스를 했다”면서 “그의 혓바닥이 뱀처럼 들어와 키스를 하고 가슴을 더듬는데 마치 뱀이 내 몸을 휘감는 것처럼 소름이 끼쳤다”고 썼다. 

특히 “가장 믿었던 선배들의 모습에 난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절망감에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기분이었다”고 적었다. 

A씨가 공개한 통화녹취록에서 유 예비후보는 짧은 기간 A씨에게 호감이 있었다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성폭행을 하지 않았다 등 당시의 상황 일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유행열 예비후보에 관한 미투 폭로 글이 올라온 민주당 충북도당 민주자유게시판 갈무리. ⓒ충북뉴스

12일 저녁 충북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유 예비후보 미투를 폭로한 당사자라고 밝힌 A씨는 “도당 홈페이지에 올린 짧은 글도 내가 작성한 것이고,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직접 쓴 글을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냈다”고 확인해줬다.

그는 “그날의 기억이 날 때마다 억지로 뭉개버리며 살아 왔는데 얼마 전 시장 후보로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황당했다”면서 “당시 일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던 부도덕한 인간이 나와 내 딸을 이끄는 지도자가 된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가 없었다”고 미투 폭로 이유를 전했다.

이어 “언론에 보낸 글 작성 후 가장 먼저 남편과 아이들에게 보여줬다. 가족들이 내게 용기를 줬다”면서도 “기자회견 등 얼굴을 보이는 자리는 지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유 예비후보가 검찰 등에 나를 고소‧고발을 했다고 하는데 너무 좋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좋다”면서 “현재 그는 자신은 아니다고 하면서 가만히 있다. 내가 아는 유행열은 자신이 억울함 등이 있을 때는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나에 대한 공개사과와 함께 시장 후보 사퇴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공‧사석에서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한다던 유 예비후보는 일련의 A씨 주장에 대해 법적대응 의사만 밝힌 채 어떠한 반박이나 해명 등이 없는 상태다.

유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사실 무근임은 변함 없다. A씨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원칙과 소신대로 법적조치만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충북도당은 유 예비후보에 대한 미투 의혹이 불거지자 청주시장 경선 일정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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