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합동조사단, 본부장 '직위해제' 이어, 제천소방서장 등 중징계 요구

▲제천 노블휘트니스앤스파 화재. ⓒ충북뉴스

(충북뉴스 김용언 기자) 29명의 생명을 앗아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와 관련해 부실·늑장 대응 논란을 일으킨 충북 소방 관계자들이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소방청 합동조사단은 11일 화재 조사결과 최종 브리핑을 열어 “신속한 초동 대응과 적정한 상황 판단으로 인명 피해를 최소화 했어야 하는 현장 지휘관들이 상황수집과 전달에 소홀했다”며 이일 충북소방본부장을 직위해제했다.

조사단은 또 김익수 상황실장과 이상민 제천소방서장, 김종희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 등 3명을 중징계 할 것을 충북도 인사위원회에 요청했다.

조사단은 특히 “주민 등의 인명 구조 요청에도 즉각 반응하지 않은 부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현장 총책임자인 이상민 서장에 대해 “화재 초기 2층 내부에 구조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도 ‘화재 진압 후 주 계단으로 진입하겠다’는 최초 계획을 변경하지 않았다”며 “유리창 파괴를 통한 내부 진입을 지시하는 않는 등 지휘 역량이 현저히 부족했다”고 징계사유를 설명했다.

이 서장이 현장에 오기 전까지 총 책임자였던 김종희 팀장에 대해선 “인명구조를 위한 정보파악과 지시를 해야 마땅하지만 눈앞에 노출된 위험과 구조 상황에만 집중해 비상구 존재 등을 확인하지 않았다”면서 “2층에 구조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는 않은 사실을 종합,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로 인해 현장 구조대는 2층 상황을 알지 못한 채 3층에 매달린 1명을 구조한 후 지하층 진입만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소방본부 상황실은 2층에 구조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현장에 무전으로 전파하지 않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현장 화재조사관과 지휘조사 팀장에게 공용 휴대전화로만 알린 것에 대해 조사단은 “매우 부적절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조사 결과 2층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는 구조대가 도착한 오후 46분 이후였지만, 436분 외부 유리를 파괴하고 43분께 내부 진입이 이뤄졌다. 30여 분분간 늑장 대처로 인명 피해가 컸다고 조사단은 판단했다.

소방청은 지휘와 대응부실, 상황관리 소홀이 드러난 4명의 지휘관에게 1차적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상황관리, 소방특별조사, 교육훈련, 장비관리 등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2차 조사를 벌여 규정 위반 사례가 나오면 엄벌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시종 지사는 “조사 결과를 수용, 잘못이 드러난 소방공무원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어 규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해 1221일 오후 350분쯤 제천시 하소동 노블휘트니스앤스파에서 발생한 화재로 29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

불은 주차장 내 차량 15대로 옮겨붙어 급격히 커졌다. 이 불로 인한 재산 피해는 203500만 원으로 추산됐다.

인기기사
저작권자 © 충북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